그런 일은 누구든 지치게 마련이니, 그 반대급부로 끝이 뾰족하거나 예리한 물건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됐는지도..."
"선생님, 사람 우습게 보면 곤란합니다. 그렇게 물러터지진 않았다구요."
"아~ 여긴 이노 사무소 이노 세이지 라는 사람인데, 사장님 계실라나?"
초장부터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겁을 주다가 상대가 체념하면 마지막에 약간 부드럽게 대한다.
그게 협박하는 요령이다.
"댁에서 끊은 어음이 부도가나서 잠깐 얘기 좀 나눴으면 하는데."
사장이 자리에 없다고 여직원이 말한다. 물론 세이지가 순순히 물러날 리 없다.
"어이!뒤에 숨어 있는 거 다 알아.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전화 받으라고 해. 안 받으면 애들 데리고 회사로 찾아갈테니 그리 알고."
"커억~" 경기를 일으키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상대가 떨고 있는 모습이 눈앞에 훤히 떠오른다. 이게 바로 야쿠자 일을 하
면서 최고의 묘미를 맛보는 순간이다. 곧바로 사장이 전화를 받았다.
"사장님, 그렇게 슬금슬금 도망 다니는게 아니지. 이쪽은 당신 집은 물론이고 아이들 학교까지 조사 끝낸지 오래거든. 갚을 돈을
안 갚으면 쪼금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텐데, 어쩌나."
협박은 첫째도 둘째도 밀어붙이기다. 여기저기 채무가 있는 경영자는 무서운 곳부터 순서대로 돈을 갚게 마련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첫 번째가 되어야한다.
"어? 들리질 않네. 귀가 좀 어두워서 말야. 당신 혹시 '기다려 달라'고 말한 건 아니지. 만약 그렇다면 내일 좀 안 좋은 일이
생길텐데."
이렇게 남을 위협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에게도 두려움이 있다. 뾰족한것이나 각진것만 보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봐야 중간 보스. 회사로 치면 팀장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고글을 끼면서 해결해보려해도 원인은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있다.
은혜를 배풀어준 80세의 보스가 혈판장(손가락의 피로 도장을 찍는 것)을 보내자고 칼을 들이댔을 때도 이빨로 물어 뜯으며
버텨보지만,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클럽(여자나오는 술집)을 운영하는 마누라가 남의 구역에 계약을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을 만나게 된다.
상대는 비수-야스. 하지만, 이 사람도 칼을 몸에 품지 않으면 이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야쿠자.
결국, 서로의 약점을 보고 이해하며 선단공포증을 해결하는 주인공.
"선단공포증도 그래. 실은 신경이 쇠약해져서 그런거지. 강한 척 하지만 본심은 소심한 거잖어."
원인을 안다고 해서 신경의 강박이나 공포를 해결 할 수는 없다.
"세이짱 뿐이 아니었구나. 예민한 야쿠자 선생이." "조폭이란게 원래 그런거야. 모두들 약한 부분이 있으니까 오히려 죽어라
뻗대는 거지."
내가 생각하는 것과 현실이 다를 때 사람은 인지의 부조화를 느낀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들 그런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내가 생각하는 '당위'가 깨진다. '내가 그럴 수도 있다'라는 생각 (여기서는 야쿠자가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다)라는 것에대한
생각하나로 문제는 해결 되는 것이다.
... 몇년 후, 자신은 평범한 쥐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헌데 그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덧글